80권 제39 입법계품 21)
* 문수보살을 다시 만나다
이 때 선재동자는 미륵보살마하살이 가르친 대로 점점 나아가 110여 성을 지나서 보문국의 소마나성에 이르러서, 문에 머물러 있으면서 문수사리를 생각하고 따라 관찰하고 두루 찾으며 뵈옵기를 희망하였다.
이 때 문수사리는 멀리서 오른손을 펴서 110유순을 지나와서,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면서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만일 신근을 여의었던들 마음이 용렬하고 후회하여 공 닦는 행이 갖추지 못하고 정근에서 퇴타하여 한 선근에도 집착하고 조그만 공덕에도 만족하다 하여 교묘하게 행과 원을 일으키지 못하며, 선지식의 거두어 주고 보호함도 받지 못하며, 여래의 생각하심도 되지 못했을 것이며, 이러한 법의 성품·이러한 이치·이러한 법문·이러한 수행·이러한 경계를 알지 못하고 두루 앎과 가지가지 앎과 근원까지 다함과 분명하게 이해함과 들어감과 해탈함과 분별함과 증득함과 얻는 것을 모두 할 수 없으리라.”
이 때 문수사리는 이 법을 말하여 보여 주고 가르쳐서 이익하여 기쁘게 하며, 선재동자로 하여금 아승기 법문을 성취하고 한량없는 큰 지혜의 광명을 구족하여, 보살의 그지없는 다라니와 그지없는 원과 그지없는 삼매와 그지없는 신통과 그지없는 지혜를 얻게 하고 보현의 도량에 들어가게 하였다가, 선재를 도로 자기의 머무른 곳에 두고는, 문수사리가 작용을 거두고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선재동자는 생각하고 관찰하면서 일심으로 문수사리를 뵈오려 하다가,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선지식을 보고, 모두 친근하며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고, 그들의 가르침을 받고 거스리지 아니하였다.
온갖 지혜를 나아가 구하며 증장하는데 크게 가엾이 여기는 바다를 넓히고, 크게 인자한 구름을 더하고, 중생을 두루 살피며 매우 환희하고, 보살의 고요한 법문에 편안히 머물렀으며, 모든 광대한 경계를 널리 반연하고 모든 부처님의 광대한 공덕을 배우며, 모든 부처님의 청정하게 알고 보는 데 들어가서 온갖 지혜와 도를 돕는 법을 늘리며, 모든 보살의 깊은 마음을 닦아 삼세 부처님의 나시는 차례를 알며, 모든 법 바다에 들어가 모든 법륜을 굴리고 모든 세간에 태어나며, 모든 보살의 서원 바다에 들어가 모든 겁 동안에 머물면서 보살의 행을 닦고, 모든 여래의 경계를 밝게 비추고, 모든 보살의 근기를 기르며, 온갖 지혜의 청정한 광명을 얻고 시방을 두루 비추어 어둠을 제하며, 지혜가 법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 세계의 모든 존재에 몸을 널리 나타내어 두루하지 않는 데 없으며, 모든 장애를 부수고 걸림없는 법에 들어가 법계의 평등한 경지에 머물러서, 보현의 해탈 경계를 관찰하였다.
즉시에 보현보살마하살의 이름과 행과 원과 도를 돕는 것·바른 도·모든 지·지의 방편·지의 들어감·지의 더 나아감·지의 머무름·지의 닦아 익힘·지의 경계·지의 위력·지의 함께 머무름을 듣고, 갈망하여 보현보살을 뵈오려 하였다.
곧 이 금강장 보리도량에서 비로자나여래의 사자좌 앞에 있는 모든 보배 연화장 자리 위에 앉아서, 허공계와 같으려는 광대한 마음·모든 세계를 버리고 모든 애착을 여의려는 걸림없는 마음·모든 걸림없는 법에 두루 행하려는 걸림없는 마음·모든 시방 바다에 두루 들어가려는 걸림없는 마음·모든 지혜의 경계에 널리 들어가려는 청정한 마음·도량의 장엄을 보려는 분명한 마음·모든 부처님 법 바다에 들어가려는 광대한 마음·모든 중생 세계를 교화하려는 두루한 마음·모든 국토를 깨끗이 하려는 한량없는 마음·모든 겁에 머물려는 끝없는 마음·여래의 십력에 나아가려는 끝나는 마음을 일으켰다.
선재동자가 이런 마음을 일으킬 적에 자기의 선근의 힘과 모든 여래의 가피하신 힘과 보현보살의 같이 선근을 심는 힘으로 열 가지 상서로운 모양을 보았다.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모든 여래의 정등각 이룸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나쁜 길이 없음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여러 가지 묘한 연꽃으로 장엄함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모든 중생의 몸과 마음이 청정함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함을 보았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모든 중생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몸을 장엄함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여러 장엄 구름이 위에 덮인 것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중생들이 인자한 마음을 내어 서로서로 이익케 하며 해롭게 하지 않음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도량의 장엄함을 보고, 모든 부처님 세계가 청정하여 중생들이 부처님을 항상 생각함을 보았으니, 이것이 열이다.
또 열 가지 광명한 모양을 보았으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모든 세계에 가는 티끌이 있는데,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의 광명 그물 구름을 내어 두루 비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의 광명 바퀴 구름을 내어 갖가지 빛깔이 법계에 두루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의 형상 보배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의 불꽃 바퀴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묘한 향 구름을 내어 시방에 두루하여 보현의 모든 행과 원과 큰 공덕 바다를 칭찬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일월성신 구름을 내는데, 모두 보현보살의 광명을 놓아 법계에 두루 비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중생들의 몸 형상 구름을 내는데 부처님 광명을 놓아 법계에 두루 비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여러 부처님 형상 마니 구름을 내어 법계에 가득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살의 몸 형상 구름을 내어 법계에 가득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뛰어나서 소원이 만족케 함을 보았다.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여래의 몸 형상 구름을 내며 여러 부처님의 광대한 서원을 말하여 법계에 두루함을 보았다. 이것이 열이다.
보현보살을 만나다
이 때 선재동자는 이 열 가지 광명한 모양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반드시 보현보살을 보고 선근을 더할 것이며, 모든 부처님을 보고 여러 보살의 광대한 경지에 대하여 결정한 지혜를 내어 온갖 지혜를 얻을 것이다.'
이 때 선재동자는 여러 감관을 거두어 일심으로 보현보살을 보려고 크게 정진하며 마음이 물러가지 아니하였고, 넓은 눈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여러 보살을 관찰하면서, 보이는 것마다 보현보살의 뵈옵는 생각을 지었으며, 지혜의 눈으로 보현의 도를 보니, 마음이 광대하기 허공과 같았고, 크게 가엾이 여김이 견고하기 금강과 같았으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현보살을 따라다니면서 찰나찰나마다 보현의 행을 순종하여 닦으려 하였고, 지혜를 성취하고 여래의 경지에 들어 보현의 지위에 머물려 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가 보니, 보현보살이 여래의 앞에 대중이 모인 가운데서 보배 연꽃 사자좌에 앉았는데, 모든 보살들이 함께 둘러 모셨으며, 가장 특수하여 세간에 짝할 이가 없으며, 지혜의 경계는 한량없고 그지없으며, 헤아리기 어렵고 생각하기 어려워 삼세 부처님과 평등하며 모든 보살들이 살펴 볼 수 없었다.
또 보니, 보현보살의 몸에 있는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광명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모든 경계에 두루하며, 모든 중생이 괴로움과 근심을 멸하여 보살들이 매우 환희하게 하였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갖가지 빛 향 불꽃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널리 풍김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여러 가지 꽃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묘한 꽃들을 비내림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향 나무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여러 가지 묘한 향을 비내림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옷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여러 가지 묘한 옷을 비내림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보배 나무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모든 부처님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마니보배를 비내림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형상 세계 하늘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에 가득하여 보리심을 찬탄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범천의 몸 구름을 내어 여러 여래에게 묘한 법륜을 굴리도록 권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욕심 세계 천왕의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여래의 법륜을 보호하고 유지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세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모든 중생 가운데 돌아갈 데 없는 이에게는 돌아갈 데를 지어 주고, 보호할 이 없는 이에게는 보호할 이를 지어 주고, 의지할 데 없는 이에게는 의지할 데를 지어 줌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청정한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거든 모든 부처님께서 그 가운데 나시고 보살 대중이 가득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깨끗하면서 부정한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섞여 물든 중생들을 모두 청정케 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정하면서 깨끗한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섞여 물든 중생들을 청정케 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정한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순전히 물든 중생들을 모두 청정케 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중생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교화 받을 중생들을 따라서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가지가지 부처님의 이름을 칭찬하여, 중생들의 선근을 증장케 함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 세계에서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이 처음 마음을 낸 때부터 생긴 선근을 드날림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 세계의 낱낱 세계에서 여러 보살의 서원 바다와 보현보살의 청정하고 묘한 행을 칭찬하여 드날림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마다 보현보살의 수행 구름을 내어 모든 중생의 마음을 만족케 하고 온갖 지혜의 도를 갖추 닦아 익힘을 보았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바로 깨달은 몸 구름을 내어 온갖 부처님 세계에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며, 보살들로 하여금 큰 법을 증장케 하고 온갖 지혜를 이루게 함을 보았다.
이 때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이렇게 자유자재하고 신통한 경계를 보고는 몸과 마음이 두루 기뻐서 한량없이 뛰놀았다.
보현보살의 몸의 부분마다 낱낱 털구멍에, 모두 삼천대천세계의 바람 둘레·물 둘레·땅 둘레·불 둘레와 바다와 강과 여러 보배 산인 수미산·철위산과 마을·영문·도시와 궁전, 동산과 모든 지옥·아귀·축생·염라왕 세계와 천룡팔부와 사람과 사람 아닌 이와 욕심 세계·형상 세계·무형 세계와 해·달·별·바람·구름·우레·번개들이 있음을 거듭거듭 보며, 낮과 밤과 달과 시간과 해와 겁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심과 보살의 모임과 도량의 장엄과 이런 일을 모두 분명하게 보았다.
이 세계를 보는 것처럼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도 그렇게 보고, 현재의 시방세계를 보는 것처럼 과거와 미래의 모든 세계들도 그렇게 보는 데, 제각기 다른 것이 서로 섞이거나 어지럽지 아니하였다.
이 비로자나여래의 처소에서 이렇게 신통한 힘을 나타내는 것같이 동방 연화덕 세계의 현수부처님 처소에서 신통한 힘을 나타내는 것도 그러하였으며, 현수부처님 처소에서와 같이 동방의 모든 세계에서도 그러하고, 동방에서와 같이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의 모든 세계의 여러 처소에서 신통한 힘을 나타냄도 모두 그러한 줄을 알 것이다.
시방의 모든 세계와 같이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서도 모두 법계의 여러 부처님 대중이 있고, 낱낱 부처님 처소에서 보현보살이 보배 연꽃 사자좌에 앉아서 신통한 힘을 나타냄도 모두 그러하였으며, 저 낱낱 보현보살의 몸에는 삼세의 모든 경계와 모든 부처님 세계와 모든 중생과 모든 부처님의 나타나심과 모든 보살 대중을 나타냈으며, 또 모든 중생의 음성과 모든 부처님의 음성과 모든 여래의 굴리시는 법륜과 모든 보살의 이루는 행과 모든 여래의 신통에 유희함을 들었다.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이렇게 한량없고 부사의한 큰 신통의 힘을 보고 곧 열 가지 지혜바라밀을 얻었다.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하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여래께 공양하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여래의 계신 데서 법을 듣고 받아 가지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여래의 법륜을 생각하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부처님의 부사의한 큰 신통한 일을 아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한 구절 법을 말하시는데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변재가 다하지 않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깊은 반야로 모든 법을 관찰하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법계와 실상 바다에 들어가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모든 중생의 마음을 아는 지혜바라밀과 잠깐잠깐 동안에 보현보살의 지혜와 행이 모두 앞에 나타나는 지혜바라밀이었다.
선재동자가 이것을 얻은 뒤에는 보현보살이 오른손을 펴서 그 정수리를 만지었고, 정수리를 만진 뒤에는 곧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삼매문을 얻었는데, 각각 모든 세계의 티끌 수 삼매로 권속을 삼았다.
낱낱 삼매에서 옛날에 보지 못하던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부처님의 큰 바다를 보았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온갖 지혜의 도를 돕는 기구를 모았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온갖 지혜의 가장 묘한 법을 내었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온갖 지혜의 큰 서원을 세웠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큰 서원 바다에 들어갔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온갖 지혜의 뛰어나는 요긴한 길에 머물렀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보살들의 닦는 행을 닦았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온갖 지혜의 큰 정진을 일으켰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온갖 지혜의 깨끗한 광명을 얻었다.
이 사바세계의 비로자나부처님 처소에서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진 것처럼 시방에 있는 세계들과 저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 있는 모든 세계의 모든 부처님 처소에 있는 보현보살도 모두 이와 같이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졌고, 얻은 법문도 또한 같았다.
이 때 보현보살마하살이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신통한 힘을 보았는가?”
“그러합니다. 보았나이다. 큰 성인이시여, 이 부사의한 큰 신통의 일은 오직 여래께서만 알겠나이다.”
보현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과거의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에 보살의 행을 행하며 온갖 지혜를 구하였노라.
낱낱 겁 동안에 보리심을 청정케 하려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을 받들어 섬겼노라.
낱낱 겁 동안에 온갖 지혜와 복덕거리를 모으려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널리 보시하는 모둠을 마련하고, 모든 세간이 다 듣고 알게 하였으며, 무릇 구하는 것을 다 만족케 하였노라.
낱낱 겁 동안에 온갖 지혜의 법을 구하려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재물로 보시하였노라.
낱낱 겁 동안에 부처님 지혜를 구하려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도시와 마을과 국토와 왕위와 처자·권속과 눈·귀·코·혀·몸·살·손·발과 목숨까지도 보시하였노라.
낱낱 겁 동안에 온갖 지혜의 머리를 구하려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머리로 보시하였노라.
낱낱 겁 동안에 온갖 지혜를 구하려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계신 데서 공경하고 존중하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며, 의복·방석·음식·탕약 등 필요한 것을 모두 보시하였고, 그 법 가운데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불법을 수행하고 바른 교법을 보호하였노라.
선남자여, 나는 생각하니 그러한 겁 바다에서 잠깐 동안 부처님 교법을 순종치 않았거나 잠깐 동안 성내는 마음·나와 내 것이란 마음·나와 남을 차별하는 마음·보리를 여의는 마음을 내거나, 생사하는 가운데 고달픈 마음·게으른 마음·장애하는 마음·미혹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고, 다만 위없고 무너뜨릴 수 없고, 온갖 지혜를 모으는 도를 돕는 법인 큰 보리심에 머물렀노라.
선남자여, 나는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되,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구호하고 교화하여 성취하며, 부처님께 공양하고 선지식을 섬기며, 바른 법을 구하여 널리 선전하고 보호하며 유지하기 위하여 모든 안의 것과 밖의 것을 모두 버리고 신명까지도 아끼지 않았으며 모든 겁 바다에서 인연을 말하였나니, 겁 바다는 다할지언정 이 일은 다함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의 법 바다에는 한 글자나 한 글귀도 전륜왕의 지위를 버려서 구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온갖 소유를 버려서 얻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법을 구한 것은 모든 중생을 구호하기 위한 것이니, 한결같은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이 이 법을 들어지이다. 지혜의 광명으로 세간을 두루 비추어지이다. 출세간의 지혜를 열어 보여지이다. 중생들이 모두 안락함을 얻어지이다. 모든 부처님의 가지신 공덕을 두루 칭찬하여지이다' 하였노라.
나의 이러한 과거의 인연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말하여도 다할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도를 돕는 법의 힘과 선근의 힘과 크게 좋아하는 힘과 공덕을 닦은 힘과 모든 법을 사실대로 생각한 힘과 지혜의 눈의 힘과 부처님의 위덕과 신통의 힘과 크게 자비한 힘과 깨끗한 신통의 힘과 선지식의 힘으로써, 이것이 최고요, 삼세에 평등하고 청정한 법의 몸을 얻고 청정하고 위없는 육신을 얻어서 세간을 초월하고 중생의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서 형상을 나타내며, 모든 세계에 들어가고 온갖 곳에 두루하여, 여러 세계에서 신통을 나타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모두 기쁘게 하노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육신을 보라. 이 육신은 그지없는 겁 바다에서 이루어진 것이니, 한량없는 천억 나유타 겁에도 보기 어렵고 듣기 어려우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선근을 심지 못하거나 선근을 조금 심은 성문이나 보살들로는 나의 이름도 듣지 못하거늘 하물며 나의 몸을 볼 수 있겠느냐.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내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을 것이며, 만일 나를 보거나 접촉하거나 맞이하거나 보내거나 잠깐 동안 따라다니거나, 꿈에 나를 보거나 들은 이도 역시 그러하리라.
어떤 중생이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나를 생각하고 곧 성숙할 이도 있고, 혹 7일·7야·보름·한 달·반년·일 년·백 년·천 년·한 겁·백 겁,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에 나를 생각하고 성숙할 이도 있으며, 혹 한 생·백 생,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생 동안 나를 생각하고 성숙할 이도 있으며, 혹 나의 광명놓는 것을 보거나 내가 세계를 진동하는 것을 보고, 무서워하거나 즐거워한 이들도 모두 성숙하게 되리라.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방편문으로써 모든 중생들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노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나의 청정한 세계를 보고 들은 이는 반드시 이 청정한 세계에 날 것이요, 만일 중생이 나의 청정한 몸을 보고 들은 이는 반드시 나의 청정한 몸 가운데 날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나의 청정한 몸을 보아야 하느니라.”
이 때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몸을 보니 잘생긴 모습과 사지 골절의 낱낱 털구멍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 바다가 있고, 낱낱 세계 바다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시는데, 큰 보살들이 둘러 모시었다.
또 보니, 모든 세계 바다가 가지가지로 건립되고 가지가지 형상이요 가지가지로 장엄하고 가지가지 큰 산이 두루 둘리었으며, 가지가지로 빛 구름이 허공에 덮이고 가지가지 부처님이 나시어서 가지가지 법을 연설하시는 일들이 제각기 같지 아니하였다.
또 보니, 보현보살이 낱낱 세계 바다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나툰 몸 구름을 내어 시방의 모든 세계에 가득하고 중생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향하게 하며, 선재동자는 또 자기의 몸이 보현보살의 몸 속에 있는 시방의 모든 세계에 있어서 중생을 교화함을 보았다.
또 선재동자가 세계의 티끌 수 선지식을 친근하여서 얻은 이러한 뿌리의 지혜 광명을 보현보살이 얻은 선근에 비하면,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억분의 일, 내지 산수와 비유로도 미치지 못하였다.
이 선재동자가 처음 마음을 낸 때부터 보현보살을 보던 때까지 그 중간에 들어갔던 모든 부처님 세계 바다에 대하여, 지금 보현보살의 한 털구멍 속에서 잠깐 동안에 들어간 부처님 세계 바다는 앞의 것보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배가 지나며, 이 한 털구멍과 같이 모든 털구멍도 역시 그러하였다.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털구멍에 있는 세계에서 한 걸음을 걸을 적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지나가며, 이와 같이 걸어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걸어도 오히려 한 털구멍 속에 있는 세계 바다의 차례와 세계 바다의 갈무리와 세계 바다의 차별과 세계 바다의 두루 들어감과 세계 바다의 이루어짐과 세계 바다의 무너짐과 세계 바다의 장엄과 그 끝난 데를 알지 못하였다.
또 부처 바다의 차례와 부처 바다의 갈무리와 부처 바다의 차별과 부처 바다의 두루 들어감과 부처 바다의 생김과 부처 바다의 없어짐과 그 끝난 데도 알지 못하였다.
또 보살 대중 바다의 차례와 보살 대중 바다의 갈무리와 보살 대중 바다의 차별과 보살 대중 바다의 두루 들어감과 보살 대중 바다의 모임과 보살 대중 바다의 흩어짐과 그 끝난 데도 알지 못하였다.
또 중생 세계에 들어가서 중생의 근성을 아는 일과 중생들을 교화하고 조복하는 지혜와 보살의 머무르는 깊은 자재함과 보살이 들어가는 여러 지와 길과 이 바다들의 끝난 데도 알지 못하였다.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털구멍 세계에 있어서 혹 한 세계에서 한 겁 동안을 지내면서 걷기도 하고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을 지내면서 걷기도 하며, 또 이 세계에서 없어지고 저 세계에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잠깐잠깐 동안에 그지없는 세계 바다에 두루하여 중생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향하게 하였다.
이 때를 당하여 선재동자는 차례로 보현보살의 행과 원의 바다를 믿어서 보현보살과 평등하고 부처님들과 평등하며, 한 몸이 모든 세계에 가득하여 세계가 평등하고 행이 평등하고, 바르게 깨달음이 평등하고 신통이 평등하고, 법륜이 평등하고 변재가 평등하고, 말씀이 평등하고 음성이 평등하고, 힘과 두려움 없음이 평등하고 부처님의 머무심이 평등하고 대자대비가 평등하고, 부사의한 해탈과 자재함이 모두 평등하였다.
이 때 보현보살마하살이 게송을 말하였다.
너희들 번뇌의 때 털어 버리고
한 맘으로 정신차려 자세 들으라.
여래께서 바라밀을 구족하시고
해탈의 참된 길을 내가 말하리.
세간 떠나 부드럽고 훌륭한 장부
그 마음 깨끗하기 허공과 같고
지혜 해의 큰 광명 항상 놓아서
중생의 어리석은 어둠 없애네.
여래는 보고 듣기 어렵삽거늘
한량없는 억겁에 이제 만나니
우담바라 좋은 꽃 어쩌다 핀 듯
그러므로 부처 공덕 들어야 하고
세간을 따라 주며 지으시는 일
요술장이 모든 사실 나타내는 듯
중생 마음 기쁘도록 하심이언정
분별하여 여러 생각 내지 않았네.
그 때 보살들은 이 게송을 듣고, 일심으로 갈망하며 여래 세존의 진실한 공덕을 듣잡기 위하여 이렇게 생각하였다.
'보현보살은 모든 행을 갖추 닦으시고 성품이 청정하시며, 하시는 말씀이 헛되지 않으시니 모든 여래께서 칭찬하시도다.'
이 생각을 하고는 갈망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였다.
이 때 보현보살은 공덕과 지혜를 갖추 장엄하시니, 마치 연꽃이 삼계의 모든 티끌에 때묻지 않는 듯하여서,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자세히 들으십시오. 내가 이제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서 한 방울만큼 말하려 합니다.”
곧 게송을 말하였다.
부처 지혜 크고 넓기 허공 같아서
중생들의 마음에 두루하시고
세간의 헛된 생각 모두 알지만
갖가지 다른 분별 내지 않으며
한 생각에 삼세법 모두 다 알고
중생들의 근성도 잘 아시나니
비유하면 교묘한 요술장이가
잠깐잠깐 모든 일을 나타내는 듯
중생들의 마음과 갖가지 행과
옛날에 지은 업과 소원을 따라
그들의 보는 것은 같지 않지만
부처님은 생각이 동하지 않고
어떤 이는 간 데마다 부처님께서
온 세계에 가득함을 뵈옵지마는
어떤 이는 마음이 깨끗지 못해
무량겁에 부처님을 보지 못하며
어떤 이는 믿고 알아 교만이 없어
생각대로 여래들 뵈옵지마는
어떤 이는 아첨하고 마음이 부정
억겁 동안 찾아도 만나지 못해.
어떤 이는 간 데마다 부처님 음성
아름답게 내 마음 기쁘게 하나
어떤 이는 백천만억 겁을 지내도
마음이 부정하여 듣지 못하며
어떤 이는 청정한 큰 보살들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차 있어
보현의 온갖 행을 갖춘 가운데
여래께서 의젓하게 앉음을 보며
이 세계가 미묘하기 짝이 없음은
오랜 세월 부처님이 장엄하신 것
비로자나 거룩하신 부처님께서
이 안에서 깨달아 보리 이루고
혹은 보니 아름다운 연꽃 세계에
현수여래 그 가운데 앉아 계신 데
한량없는 보살 대중 둘러 모시고
보현행을 부지런히 닦기도 하며
혹은 보니 무량수불 계시는 곳에
관자재보살들이 둘러 모시고
정수리에 물 붓는 지위에 있어
시방의 온 세계에 가득 찼으며
어떤 이는 삼천대천 이 세계들이
여러 장엄 묘희세계 비슷하온데
아촉여래 그 가운데 앉아 계시고
향상과 같은 보살 모두 다 보며
어떤 이는 명망 높은 월각부처님
금강당보살님과 함께하시어
거울 같은 묘한 장엄 머물러 있어
깨끗한 시방세계 찼음을 보며
혹은 보니 일장세존 부처님께서
좋은 광명 청정한 국토에 계셔
정수리에 물 부은 보살과 함께
시방에 가득하여 법을 말하고
혹은 보니 금강불꽃 큰 부처님이
지혜 당기 보살과 함께하시어
광대한 모든 세계 두루 다니며
법을 말해 중생의 눈병 없애고
하나하나 털 끝마다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이 삼십이상 구족하시고
여러 보살 권속에게 호위되어서
가지가지 법을 말해 중생을 제도.
어떤 이는 한 터럭 구멍을 보니
구족하게 장엄한 넓은 세계에
한량없는 여래가 가운데 있고
청정한 불자들이 가득 찼으며
혹은 보니 조그만 한 티끌 속에
항하수 모래 수의 국토가 있고
한량없는 보살이 가득 차 있어
말할 수 없는 겁에 행을 닦으며
혹은 보니 한 터럭 끝만한 곳에
한량없는 티끌 수 세계가 있어
가지가지 짓는 업이 각각 다른데
비로자나부처님 법륜 굴리고
혹은 보니 어떤 세계 깨끗지 않고
어떤 세계 깨끗한 보배로 되어
여래께서 한량없이 오래 사시며
열반하실 때까지 모두 나타내
시방의 모든 세계 두루하여서
갖가지로 부사의한 일을 보이고
중생들의 맘과 지혜, 업을 따라서
교화하여 모두 다 깨끗케 하며
이와 같이 위없는 대도사들이
시방의 모든 국토 가득 차 있어
가지가지 신통한 힘 나타내심을
조금만 말하리니 그대 들으라.
혹은 보니 석가여래 부처 되신 지
부사의한 많은 겁을 이미 지냈고
혹은 이제 처음으로 보살이 되어
시방에서 모든 중생 이익하시며
혹은 보니 석가모니 사자님께서
부처님께 공양하며 도를 행하고
혹은 보니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가지가지 힘과 신통 나타내시며
보시도 행하시고 계율도 갖고
욕도 참고 정진하고 선정도 하며
반야·방편·원과 힘과 지혜를 닦아
중생의 마음 따라 나타내시며
바라밀을 끝까지 닦기도 하고
모든 지에 편안히 있기도 하며
다라니와 삼매 신통과 지혜
이런 것을 나타내어 다함이 없고
한량없는 겁 동안에 수행도 하고
보살의 참는 자리 있기도 하며
물러가지 않는 곳에 머무르기도
정수리에 법의 물 붓기도 하며
범왕·제석·사천왕 몸 나타도 내고
찰리·바라문도 나타내어서
가지가지 모양으로 장엄하는 일
요술장이 뭇 코끼리 만들어내듯.
도솔천서 처음으로 내려오기도
궁중에서 시녀들을 거느리시며
어떤 때는 모든 향락 죄다 버리고
출가하여 세속 떠나 도를 배우며
혹은 처음 태어나고 혹은 멸하고
출가하여 이상한 행을 배우고
혹은 보니 보리수 아래 앉아서
마군을 항복 받고 정각 이루며
부처님이 처음으로 열반도 하고
높고 묘한 탑을 쌓아 세간에 가득
탑 가운데 부처 형상 모시기도 해
때를 알아 이렇게 나타내시며
혹은 보니 무량수부처님께서
청정한 보살들께 수기 주시되
위없는 대도사가 되리라 하여
보처불로 극락세계 있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한량없는 억천 겁 동안
부처님 일 지으시고 열반에 들며
혹은 보니 이제 처음 보리 이루고
어떤 이는 묘한 행을 닦기도 하며
혹은 보니 여래의 청정한 달이
범천왕의 세상과 마의 궁전과
자재천궁·화락천에 있기도 하여
가지가지 신통 변화 나타내시며
혹은 보니 도솔타 하늘 궁전에
한량없는 천인이 둘러 모시고
그들에게 법을 말해 환희케 하며
마음 내어 부처님께 공양도 하고
혹은 보니 수야마 하늘 궁전과
도리천·사천왕과 용왕의 궁전
이러한 여러 가지 궁전에 있어
그 안에서 형상을 나타내시며
연등불 세존님께 꽃을 흩으며
머리카락 땅에 깔아 공양하시고
그로부터 묘한 법 깊이 깨달아
언제나 이 길로써 중생을 교화.
오래 전에 열반하신 부처도 있고
어떤 이는 처음으로 보리 이루며
어떤 이는 한량없는 겁에 사시고
어떤 이는 잠깐만에 열반도 하며
모습이나 광명이나 사는 수명과
지혜로나 보리나 열반하는 일
회중이나 교화 받는 위의와 음성
이런 것이 낱낱이 수가 없으며
어떤 때는 엄청난 몸을 나투어
비유하면 큰 보배 수미산 같고
혹은 보니 결가부좌 움직이잖아
그지없는 세계가 충만하시며
혹은 보니 둥근 광명 한 길도 되고
어떤 이는 천만억 유순도 되며
한량없는 국토에 비추다가도
어떤 때는 온 세계에 가득 차시고
혹은 보니 부처님 팔십 년 살고
백천만억 세월을 살기도 하며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살기도 하여
이렇게 몇 갑절을 더 지나가고
부처 지혜 깨끗하고 걸림이 없어
한 생각에 삼세법 두루 다 알되
마음의 인연으로 생긴 것이매
생멸이 덧없어서 제 성품 없고
한 세계 가운데서 정각 이루고
모든 세계 곳곳마다 이루시는 일
모든 것 하나 되고 하나도 그래
중생의 마음 따라 나타내시며
여래는 위가 없는 도에 계시어
두렵잖고 열 가지 힘 성취하시며
지혜를 구족하고 걸림없으사
열두 가지 법륜을 굴리시나니
네 가지 참된 이치 분명히 알고
열두 가지 인연법 분별하시며
법과 뜻과 듣기 좋고 걸림없는 말
네 가지 변재로써 연설하시며
모든 법은 나가 없고 모양도 없고
업의 성품 일지 않고 잃지도 않아
모든 일 여의어서 허공 같으나
부처님 방편으로 분별하시며
여래께서 이렇게 법륜 굴리어
시방의 모든 국토 진동하시니
궁전과 산과 강이 흔들리지만
중생들을 조금도 놀라게 않고
여래께서 광대한 소리로 연설
근성과 욕망 따라 이해케 하며
마음 내어 의혹을 덜게 하시나
부처님은 처음부터 마음 안 내며
보시하고 계행 갖고 참음과 정진
선정과 반야며 방편과 지혜
대자·대비·대희·대사 듣기도 하여
가지가지 음성이 각각 다르고
네 가지 생각함과 네 가지 정근
신통과 오근 깨닫는 길과
모든 생각·신통과 선정·지혜의
한량없는 방편 법문 듣기도 하고
용과 신의 팔부중과 사람과 비인
범천·제석·사왕천의 하늘 무리들
부처님의 한 음성 법을 말하여
그들의 종류 따라 다 알게 하고
탐욕 많고 성 잘내고 어리석음과
분하고 가리우고 질투와 교만
팔만 사천 번뇌가 각각 다르나
제각기 다스리는 법문을 듣고
희고도 깨끗한 법 닦지 못한 이
열 가지 계행 말해 듣게 하시고
벌써부터 보시하며 조복한 이는
고요한 열반 법문 들려 주시며
어떤 사람 용렬하고 자비가 없어
죽살이 싫어하고 떠나려 하면
세 가지 해탈 법문 들려 주어서
괴로움 없는 열반락을 얻게 해주고
어떤 사람 본 성품이 욕심이 적어
삼유를 등지고 고요하려면
인연으로 생기는 법 말해 주어서
독각승을 의지하여 여의게 하고
어떤 이가 청정하고 마음이 커서
보시·계율 모든 공덕 갖추 행하며
여래를 친근하여 자비한 이는
대승법을 말하여 듣게 하시고
어떠한 국토에선 일승법 듣고
이승과 삼승이며 사승·오승과
내지 한량없는 승을 듣게 하나니
이런 것이 모두 다 여래의 방편
열반의 고요함은 다르잖으나
지혜와 행 낫고 못해 차별 있나니
마치 허공 성품은 하나이지만
나는 새가 멀고 짧아 같지 않은 듯
부처님의 음성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법계 허공에 두루하거든
중생들의 마음과 지혜를 따라
듣는 바와 보는 바가 각각 다르다.
부처님이 지난 세월 모든 행 닦고
좋아하는 마음 따라 법을 말하나
이것 저것 계교하는 마음 없나니
누구에게 말하고 누군 안 하리.
여래의 얼굴에서 큰 광명 놓아
팔만 사천 가지가 구족하시니
말씀하는 법문도 그와 같아서
세계에 두루 비춰 번뇌 없애며
청정한 공덕과 지혜 갖추고
세 가지 세간들을 항상 따르나
비유하면 허공이 물들지 않듯
중생을 위하여서 나타나시며
나고 늙고 병나 죽는 괴로움 보이며
세상에서 장수함도 보이시나니
세간 사람 따라서 나타내시나
성품은 청정하여 허공과 같고
법계의 모든 국토 끝단 데 없고
중생의 근성·욕망 한량없으나
여래의 지혜 눈이 분명히 보고
교화할 정도 따라 길을 보이며
허공과 시방세계 끝단 데 없고
거기 있는 천상·인간 많은 대중들
그들의 생김새가 같지 않거든
부처님 몸 나투심도 그와 같나니
사문들이 모인 속에 있을 적에는
머리와 수염 깎고 가사 두르고
옷과 발우 가지고 몸 보호하면
그들이 즐거워서 번뇌를 쉬고
어떤 때에 바라문을 친근할 적엔
그를 위해 파리한 몸 나타내어서
지팡이와 물병 들고 항상 깨끗해
지혜를 구족하여 변론 잘하고
옛 것 뱉고 새 것 삼켜 배를 채우고
바람 먹고 이슬 마셔 먹지 않으며
앉았거나 섰거나 꼼짝 않나니
이러한 고행으로 외도를 눌러
세상의 계행 가져 스승도 되고
의학을 통달하고 언론 잘하며
글씨나 수학이나 천문과 지리
이 몸의 길흉·화복 모두 잘 알고
모든 선정 해탈문에 깊이 들었고
삼매와 신통 변화 지혜 행하며
말 잘하고 글 잘하고 놀기도 잘해
방편으로 불도에 들게 하나니
훌륭한 옷을 입어 몸치레하고
머리에는 화관 쓰고 일산을 받고
군병들이 앞뒤에서 호위하면서
군중에게 위엄 펴서 작은 왕 굴복
어느 때는 재판하는 법관이 되어
세간의 모든 법률 분명히 알고
잘하고 잘못한 것 밝게 살피어
모든 사람 기뻐서 복종케 하며
어떤 때는 제왕의 보필이 되어
임금의 정치하는 법을 잘 쓰니
시방이 이익 얻어 두루하지만
모든 중생 웬일인지 알지 못하며
어떤 때는 좁쌀 같은 임금도 되고
날아서 다니시는 전륜왕 되어
왕자들과 시녀와 모든 권속들
교화를 받지마는 알지 못하고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 되어
왕과 용과 야차들을 통솔도 하고
그들에게 묘한 법을 연설하여서
모두들 기뻐하며 복되게 하고
어떤 때는 도리천 천왕이 되어
선법당 환희원에 머무르면서
머리에 화관 쓰고 법을 말하니
천인들이 쳐다보고 측량 못하며
야마천과 도솔타천에도 있고
화락천·자재천과 마왕의 처소
마니보배 궁전에 거처하면서
진실한 행을 말해 조복케 하고
범천들이 모인 데 가기도 하여
한량없는 네 마음과 선정 말하며
환희케 하고서는 떠나가지만
오고 가는 형상을 알지 못하고
아가니타 하늘에 이르러서는
깨달음의 부분인 보배 꽃들과
한량없는 공덕을 말하여 주고
버리고 가지마는 아는 이 없고
여래의 걸림없는 지혜로 보는
그 가운데 살고 있는 여러 중생들
모두 다 그지없는 방편문으로
갖가지로 교화하여 성취케 하며
요술장이 이상한 요술을 부려
여러 가지 눈어리를 만들어 내듯
부처님의 중생 교화 그와 같아서
그들에게 여러 가지 몸을 보이며
비유컨대 깨끗한 달 허공에 있어
중생들이 초승·보름 보게 되거든
수많은 강과 못에 영상이 비쳐
크고 작은 별의 빛을 뺏어버리듯
여래의 지혜 달도 세간에 떠서
둥글고 이지러짐 보여 주는데
보살의 마음 물엔 영상 있지만
성문들의 별빛은 광명이 없고
비유컨대 바다에 보배가 가득
청정하여 흐리잖고 한량없거든
네 주 세계 중생과 모든 것들의
영상이 그 가운데 나타나나니
부처님 몸 공덕 바다 그와 같아서
때없고 흐리잖고 가이없어서
법계에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
형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 없어.
비유컨대 밝은 해가 광명 놓으면
본처에서 움직임 없이 시방 비추니
부처님 해 광명도 그와 같아서
가고 옴이 없어도 어둠을 없애.
비유컨대 용왕이 큰 비 줄 적에
몸에서나 마음에서 나지 않지만
넓은 땅을 두루 적셔 흡족케 하고
찌는 더움 씻어서 서늘케 하니
부처님의 법비도 그와 같아서
부처 몸과 마음에서 나지 않지만
여러 많은 중생을 깨우쳐 주어
세 가지 독한 불을 꺼 버리시며
여래의 청정하고 묘한 법의 몸
온 누리 삼계에 짝이 없으며
세간의 말로써는 형용 못하니
그 성품 있도 않고 없도 않은 탓
의지한 데 없으나 어디나 있고
안 가는 데 없으나 가지 않나니
허공에 그린 그림 꿈에 보듯이
부처님의 성품도 이렇게 보라.
삼계에 있고 없는 모든 법들을
부처님께 비유는 할 수 없나니
산림 속에 살고 있는 새와 짐승들
허공을 의지하여 사는 것 없고
바다 속에 마니보배 한량없는 빛
부처님 몸 차별도 그와 같아서
여래는 빛 아니고 아님도 아니
응하여서 나타나고 있는 데 없어
허공이나 진여나 실제이거나
열반과 법의 성품 적멸 따위나
이와 같이 진실한 법으로만이
여래를 드러내어 보일 수 있다.
세계 티끌 같은 마음 세어서 알고
큰 바다 물이라도 마셔 다하고
허공을 측량하고 바람 맨대도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 못해
이러한 공덕 바다 누가 듣고서
기뻐하며 믿는 마음 내는 이들은
위에 말한 공덕을 얻게 되리니
여기에서 의심을 내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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